학생 대표자들의 무책임한 모습이 논란이 됐다. 이달 4일 전학대회에서 ‘글로벌리더 장학특혜’에 대한 해명을 하는 도중 김정민(경영14)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실에서 발견한 문서라며 ‘사회변혁노동자당 동국대 분회(준) 2차 안건지’를 공개했다. 그는 특혜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 대신 “총학생회를 어용 총학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미동추 또는 당의 정치적인 움직임이 예상됐기 때문에 그에 대해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해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현 총학은 선거운동 때부터 약속해온 ‘복지’에 힘쓰며 많은 학생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동제를 성황리에 마쳤으며 학내 시설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김정민 총학생회장이 이번 전학대회 기자회견에서 특혜에 대한 답 대신 소위 ‘물타기’로 다른 논란을 일으킨 점에 있어서 학생들은 크게 실망했다. 그러한 변명은 대표자로서 할 언행이 아니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문제시된 단위는 총학생회만이 아니었다. 전학대회 당시 공표된 문건에는 4월 계획 안건을 보고하며 ‘총운위에서의 연합 전선과 사과대 내부 결속 다지기 진행’이라고 쓰여 있었다. 사과대가 언급되자 우리대학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의혹이 불거짐과 동시에 사과대 대표를 비롯해 사과대 학생 전체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에 사과대는 ‘사과대 대표자 청문회’를 열어 의혹에 입을 열었다. 사과대 학과장들은 단과대운영위원회(이하 단운위) 내부에서도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혹 해명 과정을 함께 공유하고자 청문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사과대 청문회의 개회사인 모두발언 때 문수영 북한학과 부학과장은 “미래를 여는 공동 동국추진위원회(이하 미동추)에서 의논한 것이 변혁당 안건지의 토대가 됐고, 그것이 단운위에 영향을 미쳤다”며 “단운위원들 사이에서 이것이 불합리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동추에서 논의한 사항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단운위 보고안건으로 가져온 박경건(정치외교12) 사과대 부학생회장에게 해명을 촉구했다.

그는 전학대회 때 미동추 안건지에 대해 묻는 총학생회 측에 모른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청문회 자리에서 "(안건지에 대해) 일부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4월에 논의된 사항이라 잊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사과대 학과장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위의 안건은) 사과대 학생회와 함께 하자는 마음으로 단운위에 제안했던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비춰 논지를 흐른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정지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학과장은 “사과대 부학생회장으로 해야 할 역할과 미동추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충돌했다고 생각한다”며 두 역할을 하는 데 있어 확실한 구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로 사과대 운영위원들은 대표를 향한 신뢰를 잃었다.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문에 확실하게 답해야 했다. 사과대 부학생회장은 다른 단체의 일원이 아닌 사과대의 대표로서 행동해야 했다. 그러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는 꽤 쓰라렸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우리대학의 대표자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학생회 대표자들은 한 학과를, 단과대를,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사실을. 그 얼굴로서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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