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예정된 2018학년도 편입학 원서접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우리대학이 모집한 2017학년도 편입생은 193명이지만 1,738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9:1에 준하는 경쟁률을 보였다. 사람들의 편입학에 대한 관심은, 편입 이후의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과 걱정으로 이어진다. ‘편입’이라는 키워드의 연관 검색어로 ‘편입생 차별’, ‘편입생 불이익’ 등의 부정적 내용이 등장한다. 곧 입학할 2018학년도 편입생들을 맞이하기 전, 우리대학 편입생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과 부족한 편입생 복지의 현황을 점검하고, 편입생의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27269번째뿌우 2017.2.14. 오후 9:45:34
이번에 새로 편입하는 학생입니다. 새 학우를 많이 사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학교에 잘 적응해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보통 편입하면 편입 동기들이랑만 다니게 되나요? 궁금합니다.

위의 글은 올해 초 우리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된 글이다. 예비편입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을 만한 고민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편입의 문을 통과했지만, 편입생들에게는 이러한 고민이 장애물처럼 가로막고 있다. 편입생들도 설레는 대학 생활의 꿈을 안고 입학하는 신입생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549명의 편입생,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남모를 어려움은 무엇이 있을까?

입학부터 적응까지 '산 넘어 산'

우리대학은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제도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생부위주전형 홍보대사인 Dreamer는 수시 전형으로 합격한 신입생들에게 입학 전 유명 동문의 강연으로 꾸며진 ‘PFF(Pride For Fresh)’에 이어 우리대학의 인기 강의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FFF(Fresh For Fresh)’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나성재(전기전자17) 군은 “낯설게 느껴졌던 학교를 알아 가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친분을 쌓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신입생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각 단과대 및 학과의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에 참여한다. 학교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는 신입생들은 새터를 통해 선배들과 교류함으로써 학교 전반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편입생도 신입생과 같이 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이를 접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새터는 신입생이 주인공인 만큼 편입생에게는 안내가 없거나 부족했고 편입생의 참여율 또한 낮았다. 불교학부에 재학 중인 한 편입생은 “신입생 위주로 안내가 이뤄져서 참여하기 망설여졌다”며 “새터나 개강총회 안내를 할 때도 ‘편입생분들도 오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편입생들의 참여율을 고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렇기에 편입생은 수강신청을 위한 학사 관련 정보, 우리대학 커뮤니티, 학과 소모임 등의 정보를 홀로 찾아 나서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관련해 임영재 국제통상학과 학생회장은 “올해는 편입생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추후 개선할 수 있도록 학생회 측에서 인수인계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학생사회 내부에는 3학년으로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편입생이 배제되는 상황이 존재하기도 한다. 법과대의 경우 5개의 학회가 존재하는데, MT나 학술제와 같은 대부분 학과 행사가 학회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신입생은 1학기 초반 입회 신청서를 제출하면 학회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3학년으로 들어오는 편입생들의 경우는 애초에 학회 지원 자격이 없거나, 학회 내부 회의를 거쳐 투표를 통해 입회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법과대 편입생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서 홍동현(법학14) 국제법학회 회장은 “투표 절차를 거치는 것만으로도 기존 법과대 학생들, 학회원들로부터 동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것 같다”며 “학회 내에서 이런 입회조건에 대하여 이야기 나눠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강신청 과정에서도 허둥지둥

학교생활 적응에 대한 문제도 존재하지만, 편입생들은 제도적인 부분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한 편입생은 “대부분의 3, 4학년 강의 교수님들은 1, 2학년 전공 기초과목을 수강했다는 것을 전제로 기초 개념들을 설명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해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늦은 수강신청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기초과목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편입생의 첫 학기 수강신청은 전 학년의 수강신청이 모두 끝나고 난 후 개별적으로 실시된다. 그렇기에 남은 자리가 얼마 남지 않아 경쟁을 벌여야 하고, 듣고 싶은 강의를 듣지 못해 원치 않는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와 관련해 교무팀 김재은 팀원은 “전공 기초과목들은 1, 2학년생들에게 배정되는 좌석이 많으며 편입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해당 내용도 같이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학점인정 절차의 시기적 문제 또한 존재한다. 올해 편입생 오리엔테이션은 2월 21일 실시됐고, 바로 그 다음날인 22일 편입생 수강신청이 진행됐다. 동일계열로 편입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한 학생은 “이전 대학에서 비슷한 기초과목을 수강했는데 본교에서의 학점인정 가능 여부를 바로 파악할 수 없어 수강신청 과정에서 혼란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김 팀원은 “편입생들의 최종 합격이 확정된 이후 학점인정 여부를 처리하기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며 “2018학년도 편입생 오리엔테이션 및 수강신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며 이에 대해 학과와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쿠츠, 편입생 권리에 앞장서다

이러한 편입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편입생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고려대학교 편입생 위원회 ‘쿠츠’(Korea University Transfer Students Committee)는 편입생들 스스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행동에 나선 좋은 사례이다.
쿠츠는 편입생들이 입학 후에 겪게 되는 제도·문화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교 적응에 도움을 주고자 총학생회 산하 특별기구로 출범했다. 쿠츠는 편입생만을 위한 기구가 아닌,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기구를 목표로 활동 중이다.
쿠츠는 매년 2월 편입생 새터를 진행하고 응원 오리엔테이션, 교내 축제 등의 행사에 편입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매 학기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편입생을 비롯해 일반 재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한다. 이를 통해 편입생 관련 문제에 대한 일반 재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쿠츠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쿠츠의 필요성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쿠츠는 편입생들에게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제공한다. 여름방학마다 개설되는 학점 인정 절차 개선 추진 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이동권(고려대 물리14) 쿠츠 회장은 “편입생들을 대상으로 학점인정 절차가 완료됐는지 조사를 진행한다”며 “아직 완료되지 않은 학생들을 각 전공과 사무실 혹은 학점인정절차를 총괄하는 학사지원부와 연결해준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회장은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편입생들을 필두로 문제 인식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고, 학교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어느 학교나 쉽게 이런 자치기구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직 편입생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다. 앞으로 입학하는 편입생들에게 이러한 어려움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우리대학과 학생 사회, 편입생 세 주체가 서로 간의 입장에 대해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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