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사랑 1·1·1캠페인 1천구좌 돌파 기념, 연예인 동문 기부 약정식 및 홍보대사 위촉식’ 행사가 지난 19일 우리대학 본관 로터스홀에서 진행됐다. 홍보대사로는 이경규, 김인권, 채정안, 강소라, 손나은 동문이 위촉됐으며, 촬영 일정으로 인해 불참한 강소라 동문 외 4명이 참석해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는 20여 분이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오후 1시 20분경, 본관 경비실로 행사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은 본관 경비실은 즉각 중구서에 폭발물 처리 신고를 했다. 1시 40분경 도착한 경찰은 본관 4층에서 40분간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수색 결과 폭발물로 보이는 물건은 없었으므로 안전하다고 판단돼 행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라는 큰 사안에도 교내 구성원 다수는 그러한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정작 교내 구성원에게 제대로 된 공지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교내의 일반 학생들뿐만 아니라 본관 내 학생들에게조차 아무런 공지나 통제가 없었다.
우리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다음날 뉴스를 보고서야 우리대학에서 저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실제로 폭발물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일반 학생들에게도 공지가 이뤄져야 최소한의 대비가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총무팀 관계자는 “경찰에 따르면 위촉된 동문의 악성 팬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이 처음이 아니어서 허위신고일 가능성이 높았다”며 “수색 후 허위신고인 것으로 드러나 특별한 공지나 통제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허위신고일 가능성이 높다 해도 본인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전혀 공지된 바 없었던 것에 대해 학생들은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행사장에서는 취재진이 모두 내부에 있는 상태에서 경찰 수색이 진행됐다.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던 본관 건물에서마저도 적절한 대피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우리대학과 비슷한 내용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던 다른 행사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21일 개최된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17)’ 개막식에도 위와 비슷한 내용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BIAF2017 사무국은 경찰의 통제하에 내빈들과 관객들을 대피시키고 다른 행사장으로 옮겨 행사를 진행했다. 한 시간 늦어진 진행이었지만 차분한 대응으로 차질이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에서는 ‘결과적으로 폭발물이 없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지는 않다. 작게는 본관의, 크게는 교내의 많은 구성원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일이었다. ‘허위 신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쉬쉬할 것이 아니라 학내구성원에게 정확한 상황설명을 하고 수색결과를 공유해야 하지 않았을까.
학내 구성원들이 원하는 진정한 안전은 ‘결과적으로 안전한’ 것만이 아니다.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안전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황에 대한 설명과 수색 결과를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 ‘허위’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생각한 안전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더욱 무겁게 다가올 수 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