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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존기 #3. 투머치토커 파리지앵들의 수업시간

기사승인 [0호] 20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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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talking? I think it’s stupid.”

leadership 수업시간, 미국인 교수가 제발 그만 떠들라고 10번쯤 말했을 때 한 남학생이 일어나 소리쳤다.

교환학생이니만큼 이번에는 수업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대화를 좋아하는 프랑스인들, 수업시간도 예외 없이 투머치토커다. 이곳 학생들은 발표를 많이 하고 의견피력에 적극적이다. “발표를 하면 모두가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잖아”라는 발표찬양주의자들이 많다.
발표 횟수가 점수에 반영되는 한국이 떠오른다. 여기서도 발표가 점수에 들어가냐고? 전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실제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이상형에는 자신의 가치관과 의견을 잘 드러내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곳의 학생들은 서로 간에 No라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주장도 강하고 타협도 잘 하지 않는다. 하나의 주제가 던져지면 1:1이었던 대화가 어느새 전체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나에게는 논리, 남들에게는 궤변일지라도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런데 너무 과하다. 많은 대화가 오고가긴 하는데 그 끝이 안 보이는 때도 많다. 보통 이런 식이다. 교수가 ‘나쁜 리더에 대한 사례를 발표해보자’라고 질문을 던지면 여기저기서 손을 든다.
교수가 한 학생을 지목하면 그 학생은 일어나 “제가 아르바이트하는 신발가게의 매니저는 다른 직원들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아요. 예전에 제가 진열장 재배치에 관해 이야기 한 적 있는데 ‘디스플레이는 네 일이 아니야. 관심 꺼‘ 라고 소리쳤어요.”라고 발표를 한다. 여기저기서 안타까움을 담은 탄식과 위로를 건넨다.
이제 그 학생이 자리에 앉으면 그 옆자리 학생이 말을 건넨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의 상사도 그렇게 말했었어. 상처 받지마.” 이제 건너편 학생이 손을 들고 일어선다. “하지만 리더라고 해서 아래 직원들의 모든 의견을 늘 귀담아들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랬다가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될 테니깐요” 그럼 처음에 발표했던 학생과 토론이 벌어진다. 나머지 학생들도 자유롭게 자신은 어느 의견을 지지하는지 삼삼오오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렇다 보니 평균적으로 10분에 한 번씩은 조용히 해달라는 교수님의 부탁 아닌 부탁이 이어진다. 하지만 5초도 지나지 않아 설전은 다시 시작된다. 누군가 한 명이 “알겠어. 맘대로 해” 라고 굽히거나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한 시간 내내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업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토론을 넘어서 싸움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조용히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면 바로 정리된다. 교수의 말 한마디가 수업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기에 같은 말을 10번씩 하게 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처음에는 한국의 수업 분위기가 많이 그리웠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할 것을 온전히 전달받는 느낌말이다.

처음에 했던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보자면 수업 내내 “Guys! shhh...”을 계속해서 외치던 미국인 교수는 남학생의 발언에 상당히 놀라워했다.
남학생은 왜 서로 대화를 하지 못하게 하는지, 대화를 함으로써 정보가 공유되고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유치원생이 아니니 컨트롤하지 말아달라 했다. 다른 학생들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남학생의 발언을 지지했다.
이 미국인 교수가 모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수업시간 중 자유로운 대화를 허용했을까? 
그랬다면 재미있었겠지만, 미국인 교수는 ‘너희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가르치는 것이 나의 일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나에게 물어보라’며 잘라 말했다. 그리곤 떠들던 남학생을 제일 앞자리에 앉혔다. 남학생은 순순히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자존심이 상했는지 수업 시간 내내 집중하지 못하다 쉬는 시간에 짐을 싸서 집에 가버렸다.

그간 동·서양 학생들의 수업 태도에 대해 비교하고 적극적/소극적으로 나누어 동양의 학생들의 수업태도를 깎아내리는 글들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수많은 설전과 shhh...를 듣고 나니 적극적이라고 해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언갈 배우러 온 학생으로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할 것을 온전히 전달받는 것이 과연 비판받기만 해야 할까?

김다름 국문문창 14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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