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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길을 일궈가는 우리들에게

기사승인 [1593호]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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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교육14)

“나이도 어린 네가, 그 정도의 경험으로, 대체 무슨 얘길 할 수 있는데?”

이제는 희미한 얼굴들, 그러나 의심 가득했던 목소리만큼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강연을 하고 싶다 했거든요. 제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건지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얘기가 있고, 경험에서 중요한 건 가짓수보단 하나, 하나가 가진 의미이며,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싶은 게 아니라 제 나름의 깊이가 담긴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거라고요.

‘보통’의 길을 가지 않는 나,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언제나 의문을 샀던 것 같아요. 복수전공보다 일반교양 수업을 골라 들어가며 채워온 4년, 학업을 등지고 대외활동을 1순위로 두었던 어느 학기, 홀로 강연회를 열었던 여름날, 돌연 스타트업 기업에 취직한 요즘, 직장생활 한편으로 두 번째 강연회를 앞두고 있는 오늘. 쏟아지는 물음표 앞, 그것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의미를 찾고 근거를 더 하는 건 당연하게도 제 몫이었습니다. 어째서 꿈의 정당성까지 타인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 건지, 차라리 무인도에 떨어지고 싶은 기분이었어요.

어쩌면 우리는 성공이 보증된 남다름만 특별한 것이라 믿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버릇처럼 “누가 뭐라 해도 내 길은 내가 간다!”라며 소리쳐왔지만 유별난 사람으로 찍히는 게 항상 두려웠으니까요. 사실 그래서 가끔은, 제 불안을 남을 통해 비추고는 걱정과 조언을 건넬 수 있음에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불안정한 내 앞에 남을 세우면 안심이 되거든요.

얼마 전, 영화 한 편을 보고 한참을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어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와 만나고부터 그동안 내가 잃어온 모든 것들을 깨달았어”라고 고백하는 장면이 화근이었습니다. 얼핏 들으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대사, 하지만 그 목소리가 자꾸만 쓸쓸하게 맴돌더군요.

반짝이는 누군가를 곁에 두고 혼자 미움과 동경을 넘나들곤 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타인의 성공을 마주할 때면 축하하는 마음 뒤에 질투와 조바심을 함께 품었던 미묘한 순간들, 저를 힘들게 했던 질문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다시 남에게 쥐여주곤 했던 장면들이 스쳐 가더라고요.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전할 거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겐 진심 어린 응원 하나 전하지 못 하는, 초라한 저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첫 강연회를 끝내고 지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꿈을 이뤄가는 제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었단 후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제가 막연해 보였던 목표에 꿋꿋이 가까워지는 걸 보고 있으면 자기도 생각만 해오던 무언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대요. 그 말을 몇 번이고 읊게 되었습니다. 아,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향하는 응원은 동시에 나에게 향하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저는 억지로 남을 동정하면서 자신을 지켜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를 생채기낼 때,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면 소독 정도는 직접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로 걱정돼서 하는 충고라면 처방전도 함께 건네주어야겠지요. 보통은 근심만 한 아름 안겨주고 나 몰라라 하니 말입니다.

눈물보다 어려운 게 박수라고 하던가요? 내 꿈을 지키기 위해 나와 닮은 누군가의 꿈에도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이가 작은 격려 하나에 나름의 길을 만들어간다면 거기서 가능성을 얻는 건 나의 또 다른 도전일 테니까요.

이로운 교육학과 14학번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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