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문객이다.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에서 알 수 있듯이 만남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 즉, 일생 전체가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것을 아는 나는 만남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신문사 김진희 기자입니다. 잠시만 시간 내주실 수 있나요?”
기사를 쓰기 위해 나는 학교관계자들부터 성소수자, 장애인, 무슬림에 이르기까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사이비를 바라보듯 냉담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는 그저 그 사람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일 뿐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들의 반응에 상처를 받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들에게 내가 쓰려는 기사의 취지를 설명해 줬다. 어느새 그들은 내가 자신들을 도와주려는 것을 알고 하나, 둘 반응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기사 기대할게요”와 같은 말은 계속해서 내가 말을 걸 수 있도록 해줬다. 또한 그것이 좋은 인연이 돼 아직까지 연락을 하는 취재원도 생겨나게 됐다.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환영받을 수는 없다. 성가신 ‘불청객’에서 환영받는 ‘방문객’이 되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누군가의 환영받는 방문객이 되려고 할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원하는 사람들, 목소리를 낼 수조차 없는 사람들을 위한 기사로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해주고 싶다.
나에게 내어 준 시간을 헛되게 하지 않게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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