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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의 현실과 입법적 과제

기사승인 [1596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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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YK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근 배우 한예슬의 의료사고에 관해, 초기 대중의 관심이 유명 배우의 신체에 치명적인 외상을 가져온 의료사고 자체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병원 측이 신속하게 의료과실을 인정하면서 환자 불평등 문제로 번진 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 측의 대처가 환자 불평등 문제로까지 야기된 것의 중심에는 통상 환자 측에게 의료과실의 증명책임이 있는 의료소송의 현실과 대부분의 의료과실을 부인하는 병원 측의 태도에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의료소송에서 일반적으로 피해자 측에 증명책임이 있는 불법행위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활용되고, 채무자(병원) 측에 증명책임이 있는 채무불이행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활용되지 않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는 의료행위를 수단채무로 보기 때문인데, 의료계약은 치유의 성공이라는 결과를 발생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행위 자체를 성실하게 할 것을 내용으로 체결된다는 기본적 입장을 바탕으로 한다.
의사의 치료행위가 성공을 단언할 수 없는 행위인 만큼 완치를 확신하고 의료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적어도 의료행위의 결과를 확신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이를 결과채무로 보아, 의사가 결과 발생에 실패한 경우 병원 측에 증명책임을 부담시키는 입법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법원이 현재도 의료소송에서의 증거편재와 의료전문지식의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환자 측의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법리를 세우고 있지만, 의료과실이 명백한 사안에서까지 환자 측에게 증명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환자 측이 의료소송을 망설이게끔 작용하고, 결국 병원 측이 제시하는 적은 액수로 합의를 하게 만드는 등 환자를 상대적 약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따라서 종양 제거 수술이나 성형시술, 치과 시술 등 비교적 간단하고 의료행위의 결과를 확신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경우, 증명책임을 전환하여 병원 측이 증명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환자 측과 병원 측의 대등한 관계를 설정해주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증명책임 전환에 앞서, 의료사고 발생 시 병원 측의 의료사고 경위 및 보상방안의 설명과 진료기록부 및 CCTV 영상의 제출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우선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 또한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한 유명배우에 대한 병원 측의 태도로 인해 유사한 의료사고를 당한 누군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좌절하였을 수 있지만, 이를 계기로 의료소송에 대한 관심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어 소송상의 불평등이 점차 해소된다면, 그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보람 YK법률사무소 변호사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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