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인 기자

지난달 1일, MBC PD수첩은 ‘큰 스님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의혹들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정 스님이 서울대 졸업으로 학사를 위조했고, 딸이 있다는 의혹에도 아직까지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사유재산 은닉 의혹까지 제기했다.
반면 조계종 측은 방송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로 구성됐다며 내용을 부인했다. 지난 30일, 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종교단체 내부에 관한 문제는 공동체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의혹을 주장하는 일부의 카더라식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공영방송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 이후 지난 10일, 우리대학 교수협의회는 ‘PD수첩 보도와 관련한 동국대 교수협의회 성명(이하 교수협의회 성명)’을 발표해 “조계종 종교지도자들의 윤리는 동국대 발전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설정 스님은 해명이 어려울 경우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전했다.
지금 조계종에서 사퇴해야 하는 사람은 설정 스님 뿐만이 아니다. 각종 의혹의 중심인물인 자승 스님은 집단폭행, 성매매, 도박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지난번 총장선거 외압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교수협의회 성명에서는 “대학운영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며 “총장직선제 등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제도 개혁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에는 학생들 역시, 간선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TF팀’을 구성하는 등 종단의 개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18대 총장 선거 당시 일어난 종단 개입은 총장 선출 시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또한, 총장을 선임하는 이사회가 외압에 취약한 구조로 돼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새로운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위와 같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조계종 수장들의 입김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총장선출로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재건해야 한다.
‘총장사태’라고 불리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학생들의 목소리가 확실히 반영될 수 있는 총장직선제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민주적인 대학사회의 첫걸음을 내디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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