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TMI(Too Much Information)라고 말한다. 나에게 TMI는 다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였다.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남을 신경 쓰지 않고 내게 주어진 일만 적당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을 둘러보기에는 내 삶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넘쳤다.

동대신문 입사를 하고 나서 이러한 나의 성향이 기자직을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로 느껴졌다. 기사를 쓸 때,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타인의 일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만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사가 아닌 차별화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다.

취재 대상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다 보니 이제는 어떤 이야기라도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흘려보냈을 이야기도 다시 한번 고민해본다. 세상이 온통 TMI투성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기자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 세상에 TMI는 없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나만 생각할 수 없다. 어느새 교내외 다양한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타인의 희로애락에 귀를 기울이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진정성 있는 기사로 ‘많은 사람이 동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저 유능하기만 한 기자가 아닌 따뜻한 사람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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