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쉽게 쓰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기자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릴 때가 있었다. 낯을 가려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외고 청탁, 인터뷰, 취재를 위해서는 사람을 만나야 했다. 처음에는 대학생이 아닌 기자로 만나는 게 무섭기도 했다. 기자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주제에 대해 사전지식이 있어야 하고 실수를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사를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 말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문화기획 기사의 전문가 인터뷰를 섭외할 때였다. 기사의 취지를 설명하며 정중히 부탁하자, 바쁘지만 기꺼이 응해주셨다. 내가 경청할수록 상대방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말했다. 인터뷰에 필요한 내용을 미리 숙지해 낯선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으로 기자의 자세에 따라 인터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알아가는 것이 지금은 두렵지 않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더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었다. 이제는 정기자가 된다. 취재를 노련하게 하는 것도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에게 갖춰야 할 태도를 아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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