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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와인 한 잔 어떠세요?

기사승인 [1599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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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에게 술은 ‘소주, 맥주, 소맥’ 딱 세 종류다. 빠듯한 지갑 사정에 잘 알지도 못하는 와인을 마시는 건 사치이자 허영이다. 그렇기에 늘 우리가 아는 그 맛, 소주와 맥주를 찾는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항상 똑같은 맛 지겹지 않은가. 이제 소주와 맥주의 뫼비우스 띠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생각보다 저렴한, 수만 가지의 맛을 자랑하는 와인의 매력에 빠져보자

 

와인이 '허세'가 된 까닭

대학생에게 와인은 ‘허세’다. 드라마만 봐도 그렇다. 악역 재벌들은 잘 차려입고 호텔에서 와인을 마시는데 가난한 주인공은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들이켠다. 낯선 언어로 쓰인 와인 라벨은 읽기도 어렵고, 애인과의 기념일에 와인 한 병 주문하려고 해도 종류가 너무 많아 눈이 핑핑 돈다. 집에서 잘못 보관해 푹 쉬어버린 시큼털털한 와인을 마시고는 와인을 ‘비싸고 맛없는 술’이라고 단정 짓기도 한다. 와인, 왜 이렇게 어려울까?


최태현 와인 칼럼니스트는 많은 이들이 와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와인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적 주변 어른들이 마시던 술은 소주와 맥주에 한정돼있기 때문에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익숙한 주류만을 찾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익숙하지 않은 것은 와인이 아닌 그 어떤 것도 어렵게 느껴진다”며 우리가 와인을 어려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와인의 접근성이 낮은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대학생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인 데다 비싼 와인이 맛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비싼 돈을 내고 마신 와인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모든 와인을 비싸고 맛없는 술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크다고 전했다.

와인은 다 비쌀까?

실제로 와인 가격은 3천 원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비싼 와인과 저렴한 와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와인은 생산지에 따라 다른 가격대를 형성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생산되는 구세계 와인은 대부분 높은 가격대로 책정된다. 이는 구세계 와인의 양조방법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방식과 수제 와인을 양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소량 생산한 와인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시장 경쟁력을 가진다.


반대로 칠레,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계는 저렴한 와인을 위주로 생산한다. 이는 생산 단계에서 비용을 절약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세계 생산지는 유럽의 좁은 농지와 달리, 대규모 농지에서 포도를 재배한다. 대량으로 수확된 포도는 현대식 기술을 도입한 대형 공장에서 와인 양조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건 신세계 와인은 접근성을 높여 와인의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고가의 구세계 와인이 저가의 신세계 와인보다 항상 품질이 좋을까? 그렇지 않다. 포도 재배에서 그해의 기후는 큰 영향을 미친다. 매년 기후 변화가 큰 구세계는 포도 수확 연도에 따라 와인의 품질이 크게 차이 난다. 이와 달리 신세계 와인은 환경 변화가 적어 와인의 품질이 일정하다. 단순히 구세계 와인이라고 좋다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

 

가성비 좋은 와인부터 시작해야

와인을 입문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저렴한 와인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는 “시중 할인점에 가면 가성비 좋은 와인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저렴한 신세계 와인 중에서도 훌륭한 와인이 많다”며 “비싼 와인을 찾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포도품종이 어떤 것인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대중적인 까베르네 쇼비뇽, 상큼한 쇼비뇽 블랑, 듬직하고 바디감이 강한 쎄미용, 과일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삐노 누아, ‘소주파’가 좋아할 만한 강렬한 쉬라즈 등 각 포도 품종의 특색과 자신의 취향을 매치시키는 것을 추천했다.


최태현 와인 칼럼니스트 역시 마트에서 파는 와인을 애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마트는 1만 원부터 가격이 형성돼 있어서 대학생이 구매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며 “경제적 부담 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와인을 돈 있는 사람만 마시는 상류층 술, 허세 부리기 위한 술이라는 생각만 지워도 와인의 유리 벽을 허무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된다”고 말했다.


신규영 와인 강사는 ‘느끼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와인을 많이 느끼기 위해서는 비싼 와인을 한두 번 마시는 것보다는 저렴한 와인을 다양하게 마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와인을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모를 때는 레스토랑에서 한 잔씩 파는 ‘하우스 와인’을 시키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우스 와인은 레스토랑의 주인이 신중하게 고른 저렴하고 좋은 와인이기 때문이다.

 

와인은 만남의 매개체

와인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최태현 와인 칼럼니스트는 와인에 대한 지식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굳이 무리해서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지만, 사업을 생각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와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와인에 대한 지식은 대화의 주제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은 ‘농부의 정성, 해당 지역의 기후, 문화, 양조자의 과학이 만들어낸 소중한 작품’이라는 그는, 와인이 어렵다는 편견을 지우는 것이 와인에 다가가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신규영 와인 강사는 와인을 ‘수죽인풍(秀竹引風)’이라고 표현했다. 수죽인풍이란 빼어난 대나무가 바람을 끌어온다는 뜻인데, 와인이 다양한 사람을 내 주위로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슨 와인이야, 소주가 최고지”하기보다는 와인 문화를 이해하면서 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가장 좋은 와인’은 나에게 꼭 맞고, 좋은 사람과 나눠 마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인, 부담감을 떨치고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강성영, 김서연 최수빈 기자 dgupress@dgu.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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