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과 괜찮게 꾸며진 거짓 중 선택을 해야 한다면 과연 사람들은 무엇을 택할까. 이러한 딜레마는 평소 나의 삶 속에서 많이 발생했다. 공적, 사적인 관계를 막론하고 말이다. 딜레마라고 표현했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결국은 ‘괜찮게 꾸며진 거짓’에 기울어진 선택을 많이 했다. 거짓이라도 누구 한 명이라도 불편해지지 않을 수 있는 말이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는 기사로서 말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기사에는 기본적으로 거짓이 없어야 하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기존의 내 선택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큰 변환점이 된 때는 첫 번째 학내취재를 하면서다. 취재 사안은 하반기 대의원총회였다. 내용은 총대의원회 정·부의장 선출, 안건 심의 및 의결이었다. 취재 전에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직접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는 표면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그에 따라 발생하는 논란들이 존재했다. 안건 심의 중 불거졌던 논란은 개정 14호의 총학생회칙 개정안의 발의 및 의결권에 대한 ‘가’안과 대의원총회를 불참한 대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나’안이었다. 가안과 나안은 모두 대의원의 권한과 관련된 부분이라 예민한 사안이었다. 불편할 수 있더라도 이해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을 인터뷰했다. 굉장히 떨리고 망설여졌지만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기에 피하지 않고 질문할 수 있었다. 이후 모든 취재를 마치고 그 결과가 신문 한 면의 기사로 나왔을 때 뿌듯함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사실 확인을 직접 했기에 읽는 독자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기사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나의 경험은 사안과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고 마주 보게 하는 힘을 줬다. 또한 기자로서만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도 사실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할 수 있게 됐다.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진실이 있어도 회피하지 않도록 말이다. 앞으로도 많은 취재를 하면서 진실에 다가서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해준 수습 생활을 마음속에 새기며 더 성장해나가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이제 진실을 말하는 수식어는 ‘불편한’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바뀌어 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