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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을 벗어나서

기사승인 [1603호]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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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키보다 두 배는 더 큰 코끼리. 태국에서 본 코끼리는 산만 한 덩치로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우직한 코를 휘두르면서 지폐를 넙죽넙죽 받는 모습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들판을 누비는 것도 모자를 동물이 저런 곳에 어떻게 적응을 했을까. 방법은 말뚝이었다. 사육사들은 코끼리의 발을 아기 때부터 말뚝에 고정시킨 밧줄에 묶어놓는다.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그만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각자 행동반경이라는 것을 가지고 살아간다. 행동반경이 넓은 사람은 내디뎌 보지 못한 곳을 밟아가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 반면 행동반경이 넓지 못한 사람은 그 한 발이 두려워 제자리에서 돌기 일쑤이다. 나는 후자에 해당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걱정하고 나의 능력을 의심했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달고 살았고, 이런 생각은 그 한 발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 밟는 걸음이 제일 어려울 뿐, 방법만 깨닫는다면 그 후는 어렵지 않았다. 나에게 동대신문은 그러한 존재였다. 대학교에 입학하여 한 학기를 지내기까지 나는 말뚝에 묶여있었다. 자율적인 행동이 가능한 대학교에서 나는 늘 같은 삶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때 학교 소식을 전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동대신문사 기자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나와 반대되는 모습이라 그랬을까. 그 후로 나는 덜컥 신문사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한 발을 내디뎌 보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은 쉽지 않았다. 출입처에 연락해 소식을 물어보는 것조차 어려웠다. 모르는 사람과 통화를 해본 기회가 많지 않았고 상대방의 반응이 두려웠다. 하지만 능숙하게 소식을 전달할 나를 상상하며 하나하나 해보기 시작했다. 학교 담당자와 연락이 안 된 적도 있었고, 연락처를 잘못 찾아내 답장을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 학생 칼럼을 작성한 학생에게 자신의 글이 잘못 올라갔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수습기자 시절이 실수투성이 같기도 하다. 하지만 뒤돌아보았을 때 나는 더 이상 행동반경이 좁은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넓은 사람이 된 것은 아니지만, 말뚝을 벗어나 앞으로 계속될 걸음의 처음을 뗀 것이기 때문이다.

정서윤 기자 julieyun2@dgu.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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