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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을 더해 새롭게 단장한 국악

기사승인 [1605호]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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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박우재 씨가 바이올린 활로 거문고를 연주하는 모습. (출처: 서울남산국악당)
▲사진=권세은 기자.

 

시대가 바뀜에 따라 문화도 바뀌기 마련이다. 최근 국악은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번져나가고 있다.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어떠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을까.

 

국악의 현주소

‘국악’ 하면 우리는 ‘지루함’이나 ‘옛날’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킨다. 그 단어들은 대개 비주류라는 공통점을 가지는데, 이는 대중가요와는 다르게 즐겁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보여준다. 또한 음원 차트에 국악이 올라가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처럼 타 음악 장르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우리대학 이세진(국문문창18) 씨는 “중, 고등학교 음악 시간 빼고는 국악을 접해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국악이 주는 어려움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는 “국악이 대중성과는 멀게 느껴진다”며 “방송과 영화 같은 매체에 노출이 좀 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음악학을 전공하는 학생도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악학을 전공하는 장희경 씨는 “국악사를 학교에서 배움에도 불구하고 국악이 가깝게 느껴지진 않는다”며 국악에 아직 낯섦을 표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악의 정의는커녕 종류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다면 ‘국악’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걸까? ‘국악’이란 ‘한국음악’의 준말로 외래음악인 서양음악이나 외국풍의 대중음악과 구별되는 우리의 전통음악을 가리키는 용어다.

‘국악’은 예로부터 내려오던 음악으로 왕과 양반이 듣는 국악과 일반 백성이 듣는 국악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정악과 민속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양반과 왕의 노래인 정악에는 대표적으로 가곡, 가사, 시조 등이 있다. 이 세 가지는 양반의 노래로 ‘문인악’이라고도 칭하는데, 비어있는 것 같으나 채워져 있고 말하지 않는 것 같으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예술 표현을 음악에 접했다는 의미다. 왕의 노래에는 죽은 왕들을 위한 노래, 즉 종묘제례악이 있다. 백성들의 노래, 민속악은 크게 판소리와 민요로 나뉜다. 백성들이 즐겨 부르고 듣던 노래는 입과 마음으로 전해져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악보가 없거나 특별히 표시된 음의 체계를 모르더라도 일상생활을 통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어 있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국악? 젊은 국악!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과 달리 최근 국악은 대중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KBS 2TV 노래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는 소리꾼 유태평양이 국악과 가요를 자연스럽게 결합해 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소개된 ‘춘향가’의 한 대목 ‘쑥대머리’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옛날 사람들이 즐긴다고 생각한 국악이 현대 문화와 결합하며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런 국악의 변화는 근래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196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창작국악은 바로 이런 흐름을 대변한다. 창작국악은 작곡가와 연주자를 분리해 작곡가의 창조성을 강조한다. 서구적인 것을 전통음악에 많이 가미하는 것이 이와 같은 예시이다. 1980년대부터는 대중음악 시장을 겨냥해 퍼포먼스를 중요시하고, 작곡가 중심에서 연주가 중심으로 중심축이 기울게 된 퓨전국악이 등장했다. 퓨전국악은 전통국악과 단절된 대중들 사이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악의 문외한이 듣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전통국악과 달리 퓨전국악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퓨전국악과 창작국악을 앞세워 국악의 새로운 모습과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권하는 공연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현대적인 시대의 흐름을 타는 2, 30대의 젊은 국악 연주자가 중심이 되는 기획공연을 선보이는 등 젊은 국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KBS 1TV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음악 큐레이터로 참여해 경기민요를 파격적인 무대 연출로 선보이며 주목받은 ‘오방신’ 이희문과 이색적인 민요 콘서트 <오방神과>를 공동기획했다. 경기 민요에 재즈, 레게 음악을 버무린 독특한 칵테일 무대다. 공연 전에 입소문이 나 국악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 그룹과 설치미술 크루와의 협업 공연, 국악기와 양악기를 이용해 ‘국악 재즈’나 ‘국악 블루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가는 국악연주그룹의 공연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서울남산국악당 공연기획팀 조연경 씨는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젊은 국악을 계속 발굴, 육성하고 더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게 저희 국악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국악

이처럼 우리 고유의 문화인 국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국악인 양성이 필요하다. 서양음악처럼 전공자가 많이 없어 국악의 대를 잇기 위한 사람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남산국악당과 ‘레이블 소설’을 운영하는 설현주 대표는 그들만의 방법으로 앞으로의 국악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남산국악당에는 이번 4월에 젊은국악오디션 <단장>을 통해 발굴한 팀을 무대에 선보였다. 설치미술과 가야금 연주를 접목한 헤이스트링 팀, 재즈국악을 뽐낸 뮤르팀, 아이들을 위한 국악뮤지컬을 선보인 깍두기 극단이 이에 해당한다. 공연기획팀장 정성진 씨는 “젊은국악오디션 <단장> 2기 때는 새로운 국악인들을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을 창작하는 데 있어서 도움도 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국악인을 발굴해 무대에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만의 고유한 콘셉트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정 씨는 “국악인만의 고유한 색채가 있어야 관객을 끌어당길 힘이 생긴다”며 창작음악 교육을 강조했다.

설현주 대표는 국악 음반을 제작, 유통, 홍보 전 과정을 합친 원스톱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국악인들을 양성하는 ‘레이블 소설’ 음반 회사를 운영한다. 그는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악 음반을 제작하여 사회 대중적인 국악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설 씨는 “국악 관련 음원 부족과 낮은 음질로 많은 국악인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악 음반 제작이 국악 음악 시장의 활력과 데이터양의 안정적인 확보를 불러일으켜 대중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음악 사이트에 국악 장르가 없는 것처럼 국악 관련 음반 제작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지 않고 있다. 이에 설 씨는 “국악이 스승의 인정을 통한 국악계 내부에서의 활동을 더 중요시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며 이에 동의했다. 그래서 국악도 대중음악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악 장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지원을 통한 많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그는 “전통을 기반으로 하여 전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악이 미디어를 통해 자주 노출이 되는 만큼 전통을 젊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

권세은·정서윤 기자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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