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준혁 수습기자

우리대학 신임 이사장 법산스님은 최초의 교수 출신 이사장으로 지난 6월 27일 개최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이사장에 선출됐다. 우리대학 인도철학과 학부·석·박사과정을 이수한 법산스님은 우리대학 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각원장, 불교대학 학장, 불교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본지는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취합한 질문을 선별해 지난 2일 법산스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 법산스님의 이사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오랜 시간 우리대학의 다양한 위치에서 학교 발전을 위해 공헌하셨으며 현재는 학교법인의 대표자가 되셨기에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사장 취임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평생을 동국과 같이 살아왔습니다. 현실을 잘 보고 현재 구성원들과 같이 문제점을 찾아서 그것을 치유하면 학교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절이 바뀌기 전에 미리 그 계절에 맞는 옷을 찾아 준비하듯, 우리대학 또한 세상의 변화에 맞출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교육의 제1의 목적은 학생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인식 전환이 없다면 성장도 이끌어낼 수 없기에 동국은 반드시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인식의 세계 그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동국대학교 이사장으로서 동국 가족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정진하며 자비와 지혜를 실현시키는 살아있는 동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2. 오랜 시간 동국과 함께해 온 교육자이자 법인의 대표자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가 무엇인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곧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가 있습니다. 그때에 맞춰 정부에서 설정한 평가 기준보다 우리가 먼저 줄일 것은 줄이고 고칠 것은 고치는 등 자체평가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를 통해 학교가 지닌 문제를 수정해 나간다면 그 어떤 원대한 공약보다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처럼 우리대학이 솔선한다면 내실 있는 교육과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사장님께서는 오랜 시간 우리대학의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셨습니다. 교수로 재직하실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나 느끼신 바를 여쭙고 싶습니다.

학생이 자유롭게 강의를 선택하고 그 선택의 책임을 지게 되듯, 교수인 저는 교육자로서 지식을 제공함에 있어 책임을 진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교수의 지식이 학생들에게 스며들어서 그 학생의 지식세계와 인생관이 새로워질 수 있을 때 교수는 그에 대한 보람을 갖게 됩니다. 저는 학생들이 학기 초와 비교해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4. 우리대학 윤성이 총장께서는 취임 시부터 일관적으로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를 바탕으로 학교를 운영해 나가고 계십니다. 학교 운영에 있어 이사장님께서 가장 중시하시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사장은 대학뿐만 아니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의료원 모두를 관장하는 자리기 때문에 대학의 실질적인 책임자는 총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사장인 저보다는 총장이 전면에 나서서 업무를 추진하고, 저는 윤성이 총장이 제시하는 소통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최대한의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저는 교수로서 오로지 교육에 전념해 오며 우리대학의 전문가가 되고자 살아왔기 때문에 이사장으로서 학교 발전을 위한 모든 프로그램을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5. 효과적인 의사소통이야말로 조직의 성공을 이끄는 원초적인 동력인 것 같습니다. 향후 총장실 및 학생,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계획은 어떠하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각각의 단일한 세포가 전체로서 작용하듯 우리 동국 구성원들은 모두가 하나인 공동체입니다. 때문에 동국을 하나의 단일한 실체로 봤을 때 각각의 개별적인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것을 전체로 인식한다면 그 의견들 모두가 소통의 근거입니다. 그 소통을 통해서 개별적인 업을 하나로 묶어 나가면 공동체가 훌륭하게 형성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교수 출신 이사장으로서 저는 누구보다 우리대학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학생과 직원, 교수진 모두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학교를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6. 로터스관 건립 사업은 우리대학 학생들 다수의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기공식 이후 눈에 띄는 진행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우려가 높은 상황입니다. 향후 로터스관 건립 계획과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로터스관 건립과 관련된 재원 확보 계획과 설계 방안, 용도 등이 지난번 이사회에서 논의됐으나 우선 보류됐습니다. 재원 확보 방안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로터스관에 대해서는 손익계산을 상세히 따져봐야 합니다. 운영경비나 인력 등 여러 요소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만을 생각해 급하게 실행하기보다는 미래의 동국을 위한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손익계산을 정확히 점검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7. 세계적으로 4차 산업 및 기술 분야에 대한 발전의 속도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대학 또한 이공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등과 관련된 트랙이나 학과를 더욱 지원하거나 신설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우리대학 미래학문연구위원회에서 교육과정부터 시작해 구체적인 계획을 촘촘하게 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곳에서 실행 가능한 좋은 계획이 완성되면 검토해 보고 합당하면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8. 일산캠퍼스의 경우 초기 구상과 달리 많은 것들이 축소되고 부족한 상태로 이전돼 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초기 구상에 의하면 기업과 연계한 연구 인프라, 의료복지를 통한 이익창출, 학생복지동 등 많은 것이 있었으나 현재 그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cs센터, 학생처, 양호실, 학생복지 공간 등 많은 시설이 부족한 현 상태를 어떻게 타개해 나가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전 계획보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다 보면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계획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점검해서 바꾸고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 점검을 시작한지 아직 한 학기가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일산캠퍼스 내에 산재해있는 행정을 통합해 관리하는 기구인 BMC 행정처를 신설했습니다. 학생들의 불편 중 시행 가능한 사항은 수정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간이나 재원이 필요한 사안은 차후에 적절히 해소될 수 있도록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산캠퍼스가 동국대학교 병원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투자와 재원 증진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9. 끝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조언이나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은 항상 선생님 말씀을 부처님과 하느님 말씀으로 여기며 마음에 새겨 나가길 바랍니다. 우리대학의 역량은 우리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우리대학을 더 높은 지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은 학생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역량을 믿고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돼 우리대학이 한국을 넘어 세계의 유수한 대학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달님 찾아오는 가을 밤/무작정 찾아온 손님과 마주하여/따끈한 보이차 한잔’

인터뷰를 마치고 동대신문 기자들이 받은 법산스님의 시집 「나는 누구인가?」(2017)의 한 구절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법산스님의 학교와 학생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대학에서 학생, 교수, 그리고 다양한 보직을 두루 거쳐 온 법산스님. 동국이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은 오롯이 법산스님 개인의 삶의 과정이 됐다. 평생을 동국과 함께해온 법산스님의 ‘따끈한 보이차 한잔’과 같은 애정이 모든 동국 가족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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