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테이블 있었으나 갈등은 평행선상…대립 장기화되나

 

지난 6월 우리대학 약학대학 학제개편에 따른 학과 정원조정 계획이 알려졌다. 본 사안은 약학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11개 학과 정원 총 15인의 감축을 골자로 한다. 감축 대상학과는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식품산업관리학과를 포함해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수학교육과 등 총 11개 학과다.

 

우리대학 교육혁신센터 측은 이번 약학대학 학제개편 안이 시행될 경우 약학대학이 현 2+4년제에서 통합 6년제 학과로 전환됨에 따라 약학대학 편제정원이 총 60인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교사·교지·교원 및 수익용 기본재산 등 4대 요건을 충족한 대학은 ‘정원 순증’을, 4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은 입학정원 범위 내에서의 입학정원 ‘자체 조정’을 할 것을 약학대학 편제정원 증가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대학을 비롯한 전국 35개 약학대학 대부분이 4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득이 ‘자체 조정’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자체 조정’ 시행으로 약학대학 정원이 증가함에 따라 이외 학과에서의 정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정원 감축 대상학과 선정 기준 및 학생들과의 사전 논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 해당 학과 및 단과대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제32대 사회과학대학 단과대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총 9개의 단과대 운영위원회 및 학과 학생회들은 ‘구조대: 동국대학교 학과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구조대’)를 조직했다. 이어 학교 측의 학과 정원조정 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작성해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구조대’ 측은 “사회적 흐름에 따라 구조조정은 얼마든지 기획될 수 있겠으나 이는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배제하는 폐쇄적 논의 구조와 정원 감축 대상 학과를 선정하는 기준이 문제다”고 전하며 학과 정원조정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교 측이 “(학과평가) 결과는 학생들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학생들이 개선할 수 없는 지표를 바탕으로 (각 학과를) 평가하고 (감축 대상 학과의)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모순적”이라고 반대 이유를 전했다. 한편 ‘구조대’는 앞으로도 이번 학과 정원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교육혁신센터 측은 평가지표 자체 및 차후의 평가지표 개편에 대한 각 학과의 입장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교육혁신센터 측은 “학과평가는 지난 2012학년도부터 도입 논의가 시작돼 2013학년도부터 시행됐으며 도입 시부터 현재까지 매 학기 학과평가를 시행하기 이전에 평가지표와 비교대학에 대해 학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전했다. 또한 “2021학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평가지표가 변경됨에 따라 2019학년도 학과평가부터는 평가지표와 비교대학을 개편해 진행할 계획이며 이에 대한 각 학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혁신센터 측의 설명에 따르면 학과평가지표는 학생 수요, 교원 연구 실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대학기본역량진단, 중앙일보 대학평가 등의 대외평가지표와 연계해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교내자체평가는 △전과전출입 인원현황 △타전공자 복수전공 인원현황 △졸업생 취업현황 △전공강의 전임교원 담당비율 △전임교원 1인당 국내외 저명학술지 논문실적 △전임교원 1인당 외부연구비실적 등 6개 지표로 구성됐으며 ▲대외경쟁력평가는 △전임교원 1인당 국제 논문실적 △전임교원 1인당 국내 논문실적 △전임교원 1인당 저역서 실적 △전임교원 1인당 외부연구비 실적 △졸업생 취업현황 △중도탈락 학생현황 △전공강의 전임교원 담당비율의 7개 지표를 기준으로 중앙일보 상위순위 대상 6개 대학의 학과와 우리대학 학과를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육혁신센터 측은 학과평가 지표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정원조정 대상학과는 (‘구조대’ 측의 입장처럼) “학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학과”가 아니며 위의 학과평과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학과 정원조정 계획이 알려지고 대상학과 및 단과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 7월 8일 우리대학 혜화관 PBL 강의실에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대표자와 학교 사이의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혁신센터 측은 “(간담회) 당시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다양한 자리와 채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에 교육혁신센터에서는 학과평가 일정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며, 10월 14일에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학교 정책과 관련해 학생 대표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조대’ 측은 해당 간담회에서 진행된 논의에 대해 “이미 해당 안은 학교에서 확정됐고 학생들은 의견을 제출할 기회조차 없다”며 “그럼에도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듯 말을 포장하려고 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학과 정원조정 계획 이전에 대상학과의 교수진 및 교직원들과 협의 과정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교육혁신센터 측은 “약학대학 학제개편에 따른 학과 정원조정은 앞서 밝혔듯 학과평과 결과를 통해 결정된 것”이며 “(정원조정) 대상학과가 결정된 이후 각 학과가 소속된 단과대학장과 소속학과 학과장 및 교수들에게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과 ‘구조대’ 측의 의견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약학대학 학제 통합 6년제 전환계획서는 지난 9월 30일 교육부에 제출됐다. 이후 교육부에서 각 대학에서 제출된 계획서를 검토해 올해 12월까지 결과를 회신할 예정이며, 회신 결과에 따라 학칙 개정을 통해 약학대학 학제 통합 6년제 전환 및 입학정원조정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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