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철 경비조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수습기자.)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 학생과 교수, 교직원만 떠올린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화, 경비, 주차 등의 분야에서 일하시는 노동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로와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학교라는 공간이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고마운 구성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본지는 우리대학 경비를 담당하는 황의철 경비 조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평소에 대화 나눌 일이 많지 않았던 학교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동국대학교라는 일터

지난 토요일 오전, 신공학관에서 근무 중이던 황의철 경비 조장을 만났다. “경비아저씨들 사이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 인상이 좋아요” 학생들의 인터뷰 요청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그는 적극적으로 질문에 답해줬다.

그의 일은 휴가 간 다른 근무자의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것이다. 11년 차 경력을 가진 만큼 학교의 사정을 잘 아는 그다. 야간 근무를 위해 밤을 새우는 일도 자주 있다. 오후 열 시부터 오전 세 시, 오전 세 시부터 오전 여섯 시까지 두 타임 근무가 잡혀 있을 때는 졸음을 쫓으며 근무를 선다. “십 년 전에는 경비는 잠을 자서는 안 된다면서 대기 시간에도 깨어있어야만 했어요. 지금은 휴게실에 침대까지 놓아줬으니 많이 좋아졌죠” 야간 근무를 마치고 난 이후 하루 동안의 휴식은 피곤했던 만큼 값지다고 전했다.

 

"이 일을 10년이상 지속할 것이라 예상 못해"

황의철 경비 조장은 2008년부터 학교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해오던 봉제 관련 개인사업이 경기 악화로 어려워지자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일을 10년 이상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경기가 풀릴 때까지만 이곳에서 일할 생각이었어요. 더군다나 당시엔 지금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서 일주일도 안 돼서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았죠”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의 법 개선과 용역업체 변경 등의 요인으로 급여, 휴가 등의 조건들이 이전보다 향상되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동료 선생님들이 70세 정년까지 채우고 은퇴합니다.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는 뜻이죠” 동료를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모습도 다 같은 노동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보람을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황의철 경비 조장은 일자리에 대한 자부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올 곳이 있다는 사실이 참 힘이 되고 뿌듯합니다” 이어서 그는 “아직 몸이 건강한데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집에서 놀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전했다. 동료 경비 노동자들 역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대신 전하기도 하였다. 더불어 지금까지 경비 노동자로 일해오는 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것도 그에게 큰 보람이자 자부심이다. 그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 큰 도난, 화재 등의 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의 학교 안전과 무사에도 계속 힘쓸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이 인사를 건네고 음료나 간식을 전해주기까지 하는 것이 고맙다”며 우리 대학 학생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처우가 개선될 수 있게 힘써주는 사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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