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사회 속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수많은 소수자들이 있다. 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이 그에 해당한다. 본지는 이주민을 세 번째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주민 중에서도 ‘조선족’과 ‘무슬림’을 다루고자 한다. 사람들은 일부 혹은 단편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선입견을 깨기 위한 첫걸음은 ‘전체’를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앗 살라무 알라이쿰.”
이슬람교도들의 인사말인 이것은 ‘당신에게 평화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는 ‘무고한 자 한 사람을 해하는 것은 전 인류를 해하는 것과 같다’는 구절도 있다. 인사말부터 경전까지 평화를 지향하는 이슬람. 하지만 우리에게 이슬람은 ‘IS’, 테러, 전쟁 등 폭력적인 단어들이 더 익숙하다. 우리는 왜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고, 실제로 그들은 어떤 모습에 더 가까운지 알아보자.

이슬람은 테러집단?

왜 우리는 ‘이슬람=테러집단’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을까. 이슬람은 개교 100년 만에 이베리아반도에서 인도 서부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정반대다. 민주주의를 이룩한 이슬람 국가를 찾아보기 힘들고, 전체 빈곤국 중 50여개국이 이슬람 국가다.
이런 배경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는 ‘이슬람 부흥주의’가 탄생했다. 이슬람 부흥의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슬람교에서 숭배하는 코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자는 ‘개혁파’와 이슬람의 전통인 코란을 지켜야 한다는 ‘전통의 계승파’, 마지막으로 IS와 같은 ‘과격파’이다. 과격파 중 일부는 자신들을 ‘이슬람교를 위해 싸우다 죽은 이들’, 즉 순교자라고 칭한다. 그리고 코란을 자기식대로 과대하게 해석하며 테러를 정당화하고 있다.
미디어는 이슬람 인구의 10%밖에 되지 않는 과격파들의 모습만을 부각하며 이슬람 전체를 부정적으로 규정한다. 다수의 이슬람인도 테러를 당해 죽는 것이 현실이고,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라는 자체만으로 오해와 차별을 겪고 있는데 말이다.
예를 들자면 영화 ‘테이큰’과 영국드라마 ‘셜록’ 등에서 등장하는 무슬림들은 대부분 테러범이다. 우리대학 강혜린(법학18) 씨도 “이슬람 하면 먼저 테러가 떠오른다”며 “미디어에서 이슬람교도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우리대학 Anis Amirah(영화과17) 씨는 “사람들은 사실여부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경향이 있다.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특정 집단이 극단주의자일 뿐이다”며 “미디어는 사실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고 사람들은 그것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나는 그저 사람들이 언론을 너무 믿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사는 무슬림들의 Talk!

실제 한국에서 생활하는 무슬림들은 어떤 모습일까. 모로코 출신 Asmaa Aalbachi 씨는 “한국에서 주변 사람들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함께 음식을 나누고, 노래방에 가서 재밌는 시간을 보낸다”며 “유행을 따를 뿐 아니라 매일 아침 여느 소녀처럼 외출하기 전에 옷의 색깔과 히잡의 조화에 특별히 신경 쓴다”고 한국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강조했다.
주변에 무슬림 친구가 많은 인도네시아 출신 Wandy Apriyadi 씨는 “무슬림 친구들은 그들의 믿음에 반할지라도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들은 클럽에 가는 것을 좋아하며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무슬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마주한다고 한다. Asmaa 씨는 “어떤 사람들은 저의 히잡을 조롱하기도 하고, 계속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다”며 “평소에는 개의치 않으려고 하지만 가끔은 모든 곳에서 손가락질 받는 자체가 너무 불쾌할 때가 있다”고 시선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또한, 무슬림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문화차이’에서 오는 고충도 있다고 한다. Anis 씨는 “한국에 온 첫 4개월 동안은 잘 먹지 못 해 10kg 정도 체중이 감량되고 오랫동안 아프기도 했다”며 “혹시라도 돼지고기나 술을 먹지 않기 위해 내가 먹거나 사는 모든 것의 재료를 점검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꼭 가까운 할랄 식당에 가서 할랄 음식을 먹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 자주 가지는 못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 이슬람의 최대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려야 한다. 하지만 기도를 드릴 장소도 마땅치 않고, 예배를 볼 수 있는 사원의 숫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어서와~ 이슬람은 처음이지?

몇 안 되는 이슬람 사원 중,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찾는 곳이다.
“집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있으면 돼요.” 이곳에서 한국인들에게 이슬람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던 한국인 무슬림 신자 A씨는 이슬람사원은 무슬림들에게 집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며 반겨줬다. A씨의 설명대로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는 신자의 모습과 책을 읽으며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원에서는 1시와 4시 10분 예배가 행해진다. 모로코에서 와 22년째 한국에서 살며 이슬람사원에서 자원봉사하는 아비드 씨는 “이슬람교는 금요일 예배를 드리는데 1시 예배 때는 사원이 신자들로 가득 찬다”며 “해가 떠 있는 동안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리는 라마단 기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비는데 자리가 없어 옥상까지 올라가야 하며, 사원에 들어오지 못해 입구에서 예배를 드려야 할 정도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4시 10분이 되자, 경건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고 사람들이 우르르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들 기도에 임했다. 절로 엄숙해진 분위기에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빠져들었다. 최근에는 무슬림들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을 하러 온 한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사원에서 만난 이은성 씨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하면 테러, 폭력적인 종교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이슬람에 대해 다룬 것을 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고, 이슬람에 대해 관심이 생겨 방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직접 와보니 다른 종교의 예배당과 달리 굉장히 소박한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방문 소감을 전했다.
어떤 대상을 이해하는 것의 첫걸음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평소 자신이 무슬림에 대해 편견이 있다면 이를 깨기 위해 이슬람 사원을 한번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처럼 무슬림에 대해 알기 위한 작은 ‘행보’가 세계시민으로서 무슬림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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