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번째, 짝사랑

‘짝사랑’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담을 들어보기 위해 우리대학 재학생 포로리(21)와 웅이(25), 도비(24)를 만나 봤다.


Q.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한 적이 있나

포로리: 그렇게 된다면 저는 쉽게 못 다가갈 것 같아요. 사귀게 된다 하더라도 남자친구라면 언젠가 헤어질 관계 같아서 걱정되는 마음이 있거든요. 괜히 친구 한 명 잃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정말 이성으로서 좋다면 저는 신중하게 생각한 뒤에 표현할 거에요.
웅이: 조별과제를 하다가 만난 친구였어요! 자기가 맡은 일에 웃으면서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그때부턴 가요.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는 들리는데 제 눈은 그 친구만 보이는 거 같더라고요.
도비: 저도 그런 적 있는데, 매일 붙어 다녔으니까. 남들이 너네 사귀는 거 아니냐고 할 때도 있었고. 저도 제 마음을 몰라서 조심하게 됐어요. 그런데 안 보려고 하면 더 보고 싶어지고, 그 친구를 좋아한다고 인정하니까 어느 순간 그 친구의 다른 이성 친구들한테 질투하고 있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계속 좋아해야죠. 어느 순간 일상이 돼버린 그 친구가 없는 하루하루가 너무 우울했으니까요. 제가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했던 거죠.

Q.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까

포로리: 저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에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편이에요. 그래도 다가가고 싶긴 하니까 자연스럽게 같이 보내는 시간이나 연결고리를 만들었어요. 계속 친해지면서 상대방에게 내가 호감이 있다는 거를 알릴 수 있으니까!
웅이: 조별과제 단체 톡이 만들어져서 번호는 몰랐지만 톡 계정은 알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계속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했어요. 알면서 일부러 다음 수업 진도나 과제를 물어보곤 했어요!
도비: 상대방에게 은근슬쩍 티 내고 다가가면 좋겠지만, 사실 저는 혼자 좋아하다가 혼자 포기하고 정리하는 스타일이에요.

Q. 짝사랑을 하면 이 사람도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건가?하고 헷갈릴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이 본인을 헷갈리게 했나

포로리: 저한테 세심한 관심을 가져줄 때요. 내가 뭘 먹었는지 뭘 좋아하는지! 또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하는 행동을 하면 저 혼자 헷갈리는 거죠.
웅이: 제 경우에는 짝사랑했던 친구가 워낙 웃음이 많은 친구여서 무슨 말만 하면 웃어주더라고요. 하지만 제 주변 사람들은 김칫국 마시지 말라고 했어요. 저도 많이 헷갈렸어요. 물어볼 수도 없고.
도비: 저는 되게 많은 순간들에 헷갈렸어요. 친한 친구한테 나를 소개해줄 때,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곳을 같이 가자고 할 때, 날 보고 웃으면서 하나하나 챙겨줄 때, 내가 말했던 사소한 걸 기억해줄 때, 머리를 쓰다듬을 때, 남자로서의 매력을 어필할 때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Q. 혼자 아프고, 혼자 외롭고, 힘든 짝사랑 어떻게 포기하면 좋을까

포로리: 물론 당시에는 힘든 짝사랑이 속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추억이 됐어요. 또 감정 정리하는 법도 배우고, 단단해진 느낌이랄까요. 포기한다고 해서 마음이 종이 접듯이 접히는 건 아니니까, 자연스레 흘려보내려고 친구도 만나고 알바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게 도움이 됐어요.
웅이: 저는 솔직히 짝사랑을 포기해봤던 적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제가 다가갔을 때 그 사람의 진심을 들어봐야 확실히 포기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짝사랑은 누구나 애매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마음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도비: 포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지만 동시에 어렵기도 해요. 쉽다고 하는 건, 새로운 사람을 찾으면 되긴 하거든요. 세상에 사람들은 많으니까. 근데 내가 좋아하는 애는 그 애 하나뿐이라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은 정말.. 말이 되는 것 같으면서 말이 안되는 일이죠. 물론  좋은 사람 많아요. 그러니까 너무 힘들고 안될 사랑이라면 더 깊어지기 전에 헤어나올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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